[4용도9지역] 제6장 콘크리트 숲의 마지막 숨구멍 (녹지지역 편)

잿빛으로 변해가는 한강 변

집을 짓고 장사를 하고 기계를 돌리다 보니, 어느새 서울과 수도권은 빽빽한 콘크리트 숲이 되어버렸습니다. 매연이 갇히고 여름이면 도시 전체가 찜질방처럼 뜨거워졌죠.

“이대로 가다간 돈을 벌기도 전에 숨이 막혀 죽겠다!”

사람들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개발이 중요해도, 숲과 나무가 숨을 쉴 수 있는 틈을 남겨두지 않으면 도시 자체가 멸망할 거라는 사실을요.

1평에 수천만 원짜리 땅을 비워두는 이유

그래서 국가는 결단을 내립니다. 화려한 도시지역 안에서도 절대 건물을 빽빽하게 지을 수 없도록 푸른 이름표를 붙이기로 한 겁니다.

그것이 바로, 1평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서울 한복판에서도 남산과 한강공원이 푸른빛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 ‘녹지지역’입니다.

녹지지역의 3가지 숨구멍

이 귀한 숨구멍 역시 성격에 따라 3가지로 나뉩니다.

  • 보전녹지지역 : “절대 손대지 마! 후손에게 물려줄 거야.”
    서울의 남산, 북한산 일대를 떠올려보세요. 이곳은 도시의 허파 그 자체입니다. 돈을 아무리 싸 들고 와도 함부로 개발할 수 없게 꽁꽁 묶어둔 영원한 성역입니다.
  • 생산녹지지역 : “도시 안에서 짓는 농사?”
    서울 강서구나 김포공항 근처를 가보면 뜬금없이 비닐하우스와 논밭이 펼쳐진 곳이 있습니다. 도시 안에서도 소소하게 농작물을 생산하며 자연을 유지하도록 남겨둔 땅입니다.
  • 자연녹지지역 : “지금은 숲이지만, 미래는 모른다.”
    현재는 푸른 녹지지만, 훗날 도시가 더 팽창해서 꼭 필요해지면 ‘조심스럽게’ 개발을 허락해 주려고 남겨둔 일종의 예비용 땅입니다. 유연성이 있다 보니 투자자들의 가슴을 가장 설레게 만드는 곳이죠.

서울의 벽을 넘어선 눈치싸움

자, 이렇게 주거, 상업, 공업, 녹지까지 ‘도시지역’의 교통정리가 모두 끝났습니다. 그런데 팽창하는 서울의 욕망은 콘크리트 장벽 안에만 얌전히 갇혀 있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돈의 물결은 서울의 경계를 넘어 경기도 외곽으로 쏟아져 나가기 시작했죠.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 마주한 경기도의 땅들은 참으로 오묘했습니다.

당장 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번듯한 ‘도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발을 꽁꽁 막아둔 ‘시골’도 아닌 애매한 땅들. “이 땅은 나중에 신도시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평생 밭으로 남을까?”

개발업자와 투자자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도시의 대기실! 다음 장에서는 땅의 미래 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뜨거운 격전지, ‘관리지역’의 흥미진진한 3가지 계급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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